빅 피쉬 ( Big Fish, 2003)

아들의 기억 속 아버지

어린 시절에는 믿을 수 없는 경험담을 쏟아내는 아버지를 동경했지만 나이가 들고 아버지의 모든 것이 거짓이라 생각하고 실망감에 아버지를 멀리 하였던 아들 윌이  아버지 에드워드 블룸이 위중하다는 소식을 듣고 임신 중인 아내 조세핀과 함께 다시 집으로 돌아옵니다. 집으로 가는 도중 아버지가 했던 얘기 중 마녀에게서 자신의 죽을 봤다는 아버지의 말을 떠올립니다. 윌은 에드워드에게 마녀가 보여준 죽음에 대해 물어보지만 에드워드는 특별하다고만 말한다. 하지만 오랜만에 만난 아버지가 아직도 허황된 모험담을 늘어놓는 모습을 보고 아들은 또 한 번 실망하고 영화에서는 아버지 에드워드 블룸의 모험담이 시작됩니다.

어렸을 적 에드워드는 3년 동안을 침대에서 보내며 큰 어항의 금붕어가 더 크게 성장한다는 책의 내용에 본인을 대입하며 지금의 상황은 자신은 더 큰 세상으로 나가 성장하기 위한 일이라고 믿게 됩니다. 그리고 청년이 된 에드워드는 마을에서 무엇이든 해결하는 멋쟁이가 됩니다. 어느 날 마을에 짐승을 잡아먹는 거인이 나타나고 에드워드는 거인을 설득해 마을을 떠나겠다고 합니다. 에드워드는 마녀로부터 큰 물고기는 잡히지 않기 때문에 자기 길을 간다는 충고를 듣고 마을 사람들의 축복을 받으며 마을을 떠납니다. 

에드워드와 거인은 도시로 가던 중 갈림길을 만나고 둘은 갈라져 각자의 길을 가게 됩니다. 유령마을로 향한 에드워드는 그곳은 신발 없이 자유롭게 사는 사람들의 마을임을 알게 됩니다. 윈슬로우라는 친구를 사귀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에드워드는 어느 날 저녁 물가에서 뱀에 물릴뻔한 여인을 구해주지만 여인은 사라집니다. 마을 소녀인 제니는 그녀가 잡을 수 없는 물고기라고 말합니다.

에드워드는 자신을 붙잡는 마을 사람들에게 아직 정착할 준비가 안되었다며 겨우겨우 마을을 떠나고 거인을 만나 다시 도시로 향합니다.

 

에드워드는 조세핀에게 아내를 만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에드워드는 거인과 서커스를 구경하던 중 거인은 서커스 단장에게 스카웃이 되고 에드워드는 한 여성에게 첫눈에 반하게 됩니다. 하지만 순식간에 사라져 버린 그녀를 에드워드는 찾을 수 없었고 서커스 단장에게 그녀에 대한 단서를 제공받는 조건으로 서커스단에서 일하게 됩니다. 3년이 지난 후 에드워드는 담판을 짓기 위해 단장을 찾아가지만 늑대인간으로 변한 단장을 발견하게 됩니다. 

에드워드는 사람을 해칠뻔한 단장을 도와주고 신드라라는 그녀의 이름과 다니는 학교를 알게 됩니다. 에드워드는 신드라를 찾아가 고백하지만 그녀는 이미 에드워드와 같은 마을 사람과 약혼을 한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에드워드의 끈질긴 고백에 신드라는 마음을 돌리게 됩니다.

신드라와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것도 잠시, 에드워드는 전쟁터로 끌려갑니다. 복무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에드워드는 적국에 침투하는 위험한 임무를 자처하지만 위문공연을 온 샴쌍둥이의 도움을 받아 우여곡절 끝에 본국으로 돌아오고 신드라와 행복한 가정을 꾸리게 됩니다.

아들에게 행복한 기억을 주고 싶었던 아버지

에드워드가 거짓말만 한다는 윌에게 산드라는 아버지의 이야기가 전부 거짓은 아니라고 말해줍니다. 

에드워드가 세일즈를 하던 중 유령마을에서 어울렸던 윈슬로우를 만나 은행을 털게 되지만 비어있는 금고를 보고 에드워드는 분노하고 윈슬로우는 월스트리트로 가게 됩니다. 월스트리트에서 성공한 윈슬로우는 에드워드에게 컨설팅 비용 이라며 거금을 건네고 그 돈으로 보금자리를 마련합니다. 

창고정리 중에 윌은 신탁증서를 발견하고 증서에 나와 있는 주소로 향해 제니를 만나게 됩니다. 아버지가 실제로 유령마을에 머물렀고 은행 빚으로 망해버린 유령마을 위해 지인들을 동원해 기금을 조성하고 다시금 사람들이 살 수 있는 마을을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 사이 에드워드는 병원에 실려가고 윌은 병원에서 주치의에게 에드워드가 윌을 위해 평범한 진실보다 환상적인 이야기를 택했을 것이란 말을 듣고 아버지가 그동안 왜 자신에게 과장된 이야기를 했는지 깨닫게 됩니다.

그날 밤 에드워드는 윌에게 자신이 어떻게 죽는지 말해달라고 하고 윌은 그토록 부정했던 아버지의 거짓말을 에드워드에게 해주고 에드워드는 웃으며 숨을 거둡니다.

 

아버지의 장례식에 거인과 서커스 단장, 쌍둥이 등등 에드워드가 과장해서 이야기했던 실제 인물들이 등장하고, 윌은 에드워드가 했듯이 아들에게 환상적인 이야기를 들려주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팀 버튼 마니아

공포영화 마니아인 필자는 영화의 스토리보다는 시각적으로 얼마나 공포를 유발하는지에 더 초점을 둡니다. 숨겨왔던 사실이 한 가지 있는데 본인은 팀 버튼 영화의 마니아입니다. 비틀쥬스 부터 보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크리스마스의 악몽, 가위손 등등 팀 버튼의 비현실적이며 특히 예전 작품에 CG 기술이 부족한 시기에 표현한 괴생명체들을 특히 좋아합니다.

이 영화는 본인이 본 팀 버튼 영화 중에 유일하게 처음부터 끝까지 밝은 편인 영화인 것 같은데, 가장 무서운 장면이었을 것 같은 늑대인간이 등장하는 장면조차 동화책을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거인이 가축이 아닌 사람을 잡아먹거나 금고를 털며 은행원들에게 총을 난사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공포의 관점에서는 볼 것이 없는 영화입니다.

하지만 마지막 에드워드가 물고기로 변하여 큰 물로 나아가는 장면에서 눈물이 났기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눈물을 잘 흘리지 않는 성격인데 팀 버튼 영화에 눈물이 나다니, 자존심이 상하지만 아마 당시 부모님과의 갈등으로 감정이입이 됐었던 모양입니다. 

본인은 팀 버튼의 영화는 개봉할 때마다 극장에 가서 보는데 빅 피쉬는 그 후로도 3~4번은 더 본 것 같고 그때마다 아버지 생각이 나는 영화입니다.